대리운전 기사의 복수

대리운전 기사의 복수

 

요금문제로 시비를 벌인 대리운전기사가 차를 두고 가버리자 만취한 차량 주인이 아파트 단지내에서 운전했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떠난줄 알았던 대리기사가 숨어있다가 음주운전 사실을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운전자는 “억울하다”고 토로했으나 경찰은 법대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21일 새벽 1시께 광주시 모 구청 소속 환경미화원 이모(47)씨는 광주시 서구 풍암동에서 지인들과 술자리를 마치고 대리기사를 불렀다. 이씨는 도착한 대리기사 A(32)씨에게 서구 마륵동에 일행을 내려주고 서구 금호동 자택으로 가줄 것을 요구했다. 추가요금도 약속했다.

 

그러나 이씨 아파트 앞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씨가 2만원을 주기로 약속했으나 기본요금인 1만원만 냈기 때문이다. 화가 난 A씨는 결국 차를 아파트 단지에 둔 채 가버렸다.

 

별수없이 이씨는 지하주차장까지 운전대를 잡았다. 그러나 차문을 닫고 집에 들어가려는 순간 대리기사의 신고로 경찰이 나타났고 음주측정을 요구받았다. 측정결과 혈중알코올 농도는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0.156%.

 

경찰 관계자는 “지난 2011년 초 도로교통법이 개정돼 아파트 단지 내 주차장이나 학교 운동장 내에서의 음주운전도 도로에서의 운전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2년 10월 31일(수) 광주일보/김경인기자 kk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