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워하면 언젠가 만나게 되는
그립고 그리워
견딜 수 없기에
다가가 바라보았지만
당신은 아주 적당한 거리에서
눈빛만 던진채
내 마음을 보이기에
너무 작은 목소리였던가
당신 가슴으로 가 닿은
내 꽃망울은 온데간데 없이
바람 한 점으로 사라지고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이
이리도 가슴 저미는 아픔임을
알았을 때 나는 더욱 더
늦가을의 고요를 사랑했네.
더 깊고 높게 사랑하기 위해
밤별에 숱한 그리움 던지며
새벽녘 안개비에 내 눈물 감추며
더 쓸쓸하게 외로워했네.
언젠가는 만나게 될 당신이여,
지구 한 모퉁이에서
아직도 눈물 닦지 못하고
단 한 사람을 기다리는 이가 있으니
세상을 걷다가 당신의 신발이 다 닳고
헤질 때면 잠시 내 품에서 쉬어 갈 수 있도록
기도하네 간절히 두 손 모두 기도하네.
그리워할 수 있게 허락한 당신.
당신이 있어 내내 감사함을.
-김현태 / 시집[그리워하면 언젠가 만나게 되는]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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