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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남의일상/좋은글과음악

젊은이들에게 가슴에서 호소합니다 / 이병태교수

행복남1 2019. 1. 16. 10:42

[젊은이들에게 가슴에서 호소합니다]

 

이 땅을 헬 조선이라고 할 때, 이 땅이 살만한 정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욕할 때, 한 번이라도 당신의 조부모와 부모를 바라보고 그런 이야기를 해 주기 바랍니다.

 

초등학교부터 오뉴월 태양 아래 학교 갔다 오자마자 책가방 팽개치고 밭으로 가서 김을 매고...

 

저녁이면 쇠 먹이를 거두려고 강가로 가고 겨울이면 땔감을 마련하려고 산으로 갔던 그런 분들을 쳐다보면서 그런 이야기를 하라.

 

초등학교 졸업하는 딸은 남의 집 식모로 보내면서 울었던 당신의 할머니를 보면서 그런 이야기를 하라.

 

대기업이 착취를 한다구요?

 

한국에 일자리가 없어서 대학을 나오고도 독일의 광산 광부로 갔고 간호사로 갔던 그래서 국제 미아가 되었던 당신의 할아버지 할머니 시대의 이야기를 물어 보고 그런 이야기를 하라.

 

지금도 대학을 나오고도 대한민국에 불법 취업을 와서 노동자로 일하는 필리핀과 몽고의 젊은이들을 보면서 이야기 하라.

 

신혼 초에 아내와 어린 자식을 두고 지하 방 반칸이라도 마련해 보려고 중동의 뙤약볕으로 건설 공사장의 인부로 갔던 당신의 삼촌들을 보고 그런 응석을 부려라.

 

월남전에 가서 생명을 담보로 돈벌이를 갔던 당신의 할아버지, 삼촌 세대를 생각하면서 그런 이야기를 하라.

 

고맙고 미안하고 그렇지 않나?

 

앞 세대의 성취와 피땀을 그렇게 부정하고 폄하하고도 양심의 가책이 느껴지지 않나?

 

사람들은 내가 미국 가서 박사하고 KAIST 교수하고 반기업 정서에 대응하니까 무척 금수저인 줄 아는가 보다.

 

나는 위에 적은 일들을 직접 경험했고 보고 자랐기 때문에 당신들처럼 그런 배부른 소리를 못할 뿐이다.

 

나는 부모 모두 무학으로 농부의 아들이고, 그것도 땅 한평 없던 소작농의 아들로 자랐다.

 

중학교 때까지 등잔과 호롱 불로 공부했다.

 

나보다 더 영특했던 우리 누이는 중학교를 가지 못하고, 초등학교 졸업하고 공장으로 취업해 갔고, 지금까지도 우리 어머님의 지워지지 않는 한이다.

 

나는 대학 4년 내내 아르바이트로 내 생활비를 마련하며 다녔고, 때로는 부모님께 도움을 드리면서 다녔다.

 

나는 돈 한 푼도 없이 결혼했고 집 없는 설움을 겪으며 신혼 초에 치솟는 전셋값 때문에 서울 변두리를 전전하며 살았다.

 

단돈 3백만 원으로 가족을 데리고 유학을 가서 배추 살 돈이 없어서 김치를 만들어 먹지 못했고, 내 아내는 남의 애들을 봐주고, 딸은 흑인 애들이 받는 사회보장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서 우유와 오렌지 주스를 사 먹이면서 학교를 다녔다.

 

나는 회사에 취업해서 주 6일을 근무하던 때에 입사 첫해에 크리스마스 날 단 하루 쉬어 보았다.

 

공장 창고의 재고를 맞추려고 퇴근 안 하고 팬티만 입고 냉방도 안되는 높다란 창고 위를 기어올라 부품을 세면서 생산을 정상화하려 애썼다.

 

그렇게 야근하는 날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은 삼겹살인 줄 알고 살았다.

 

그렇게 살아왔기에, 무책임한 노조가 망가뜨리는 회사를 보아왔기에,

 

우리보다 잘 사는 것으로 알았던 많은 나라들이 꼬꾸라지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그리고 미국과 일본이 어떻게 잘 사는 사회인지 보았기 때문에 나는 당신들처럼 아프다고 못하고 힐링해야 한다고 응석을 부리지 못한다.

 

제발 당신의 고결한 조부모와 부모들을 더 이상 능멸하지 말라.

 

당신들이 우습게 하는 대한민국 기업들 가발공장에 납품하는 하청업체부터 시작해서 배워서 지금까지 일군 것이다.

 

정부의 벤처 지원책도, 금융도 없었고, 대학도 없었고, 컨설팅 없이 자유수출공단에 진출한 일본인들에게 술 사주고 접대하면서 배우고 일군 것들이다.

당신의 이모 고모가 그렇게 술 따르면서 번 돈으로 동생들을 공부시켰다.

 

제발 응석 부리고 빈정거릴 시간에 공부하고 너른 세상을 보라.

 

우리 사회가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 이유를 알뜰하게 공부하고 나서 비난해도 늦지 않다.

 

사람값이 싸다고 투덜대기 전에 누구 한번 월급 줘보고 그런 철없는 소리를 하고, 월급 보다 더 가치 있는 직원이라고 증명해라.

 

그런 직원 찾으려고 기업주들은 눈에 불을 켜고 찾는다.

 

나는 당신들의 그 빈정거림과 무지에 화가 난다.

 

그러니 나보다 더 고생하고 생존 자체를 위해 발버둥 쳐야만 했던 나의 앞 세대, 내 부모님 세대는 오죽하겠나?

 

당신들이 아프다고 할 때, 나는 그 유약하고 철없음에 화가 머리끝까지 난다.

 

당신들이 누리는 그 모든 것들, 스타벅스 커피, 스타크래프트 게임, 해외 배낭여행, 그 어떤 것들도 당신들이 이룬 것은 없다. 당신들은 지금 이 사회를 더 좋은 사회로 만드는 것으로 지금 누리는 것에 보답해야 한다.

 

우리 세대는 누리지 못했기에 당신들이 누리는 것을 보는 것으로 행복할 따름이고 부러울 따름이다.

 

그러나 당신들에게 조롱당할 아무런 이유는 없다.

 

당신들의 앞 세대는 그저 물려받은 것보다 몇십몇백 배로 일구어 넘겨준 죄뿐이고 당신들에게 인생은 원래 고달픈 것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려주지 못한 것뿐이다.

 

사기꾼들이 이 나라 밖에는 어디 천국이 있는 것처럼 거짓을 전파할 때 설마 저런 소리에 속을까 하며 미리 막지 못한 죄뿐이다.

 

당신들의 부모들이 침묵하는 것은 어이가 없거나, 말해도 못 알아듣거나, 남보다 더 해주고 싶다는 한없는 자식에 대한 애정의 표현이지 당신들의 응석이 옳아서가 아니다.

 

그들은 속으로 울화통이 터져서 울고 계실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출처 : [pacebook] 2017.7.17. 젊은이들에게 가슴에서 호소합니다.

 

 

대한민국 젊은이들을 향하여 KAIST 이병태 교수의 엄숙한 하소연으로 "헬 조선이라 빈정거리지 마라? 부모 세대야말로 전부 울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이병태 KAIST 경영대 교수가 지난 2017716일 페이스북에 올린 젊은이들에게 가슴으로 호소합니다라는 글로 청년들에게 앞 세대의 성취와 피땀을 폄하하지 말라는 KAIST 이병태 교수의 호소글로 인터넷을 달구고 있는 글을 옮겨왔습니다.

 

 

 

이병태 교수에 반박한 박찬운 교수 "젊은이 징징댄다 타박은 오만"

 

이병태 교수 "청년들 철없다" 페북 글에 "노력하면 성공했던 베이비부머들해줄 것 없으면 입 다무는 게 예의

 

당신들이 아프다고 할 때 나는 그 유약하고 철없음에 화가 머리끝까지 난다며 청년 세대를 비판한 이병태 KAIST 교수의 페이스북 게시글 파장이 확대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달군 이 교수의 글을 접한 동년배 법학자가 ‘5000년 역사 최고 행복세대의 오만이란 제목으로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이 교수는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젊은이들에게 가슴에서 호소합니다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땅이 살 만한 정의가 이뤄지지 않는 헬조선이라 욕할 때 한 번이라도 조부모와 부모 세대의 신산했던 삶을 돌아보라고 주문했다. “응석부리고 빈정거릴 시간에 공부하고 너른 세상을 보라는 직격탄이었다.

 

이 교수의 글에 반론을 펼친 주인공은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다. 박 교수는 이분(이병태 교수)은 인정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우리 세대 중 상당수(이 땅에서 어느 정도 사회적 지위를 누리는 사람들)는 한민족 5000년 역사에서 가장 행복한 세대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자신을 이 교수와 같은 ‘70~80년대 학번의 베이비부머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누구나 갖고 있는 소싯적 애절한 얘기를 과장하고 고생담을 앞세워서는 안 된다고 썼다. 힘들어도 누구나 공부하면 금수저가 될 수 있다는 꿈을 안고 살았던 시기였다는 게 박 교수의 생각이다. 그는 생애 초반 20년 고생하고 그 이후 60년을 남부럽지 않게 살 수 있는 세대니 젊은 시절 고생담은 그저 추억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대신 오늘 젊은이들이 맞닥뜨린 절망적인 상황을 이해하자고 했다. “유복한 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것은 부모 세대가 5000년 역사에서 가장 행복한 시절을 보냈기에 받는 반사이익일 뿐 그들의 삶은 온통 불투명하고 우울하다. 도통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박 교수의 시각이다.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외국 유학을 갔다 와도, 영어를 완벽하게 해도, 부모 세대가 누린 기회와는 비교가 안 되는 곳에서 일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박 교수는 젊은이들의 미래를 위해 마땅히 해줄 게 없다면 가만히 입이나 다물고 있는 게 예의라며 이 교수에 대한 거친 공격도 마다하지 않았다. “징징댄다고 타박하는 것은 오만 중의 오만이다고 이 교수를 나무라는 투로 게시글을 마무리했다.

 

출처: [한국경제] 2017.7.19. 뜨거운 '헬조선 논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