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연서
속절없이 흘러가는 야속한 세월
특별한 기억이 있는 것도 아닌데
가을이 오나 봅니다.
문득 잊고 지낸
사람이 생각나고 보고 싶어지는 건
가을이기 때문입니다.
사랑도 아닌데 생각나는 사람
그립지 않았는데 떠오르는 사람
코발트 빛 하늘처럼 미소가 맑던 그가
보고 싶어지는 건
가을이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가슴에서 꺼내지 못한 사람
타오르는 불길 진작에 감추고 있었다는
고백이 될지 모를 사연 띄워놓고
답장을 기다리는 건
가을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한다는 말 원하지 않아요.
보고 싶었다는 말도 바라지 않아요.
단지
가을 때문이라는 말 그대는 하지 말고
바람 편에 잘 있다는 소식을 기다립니다.
-김설하 ‘너라는 계절’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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