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있는가?
서로 얼굴을 아는 사람은 이 세상에 많이 있으되
마음을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되겠는고.
열매를 맺지 않는 꽃은 심지 말고
의리 없는 친구는 사귀지 말라했다.
서로 술이나 음식을 함께 할 때에는
형님 동생이니 하는 친구가 많으나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에
도와 줄 친구는 별로 없느니라.
길은 멀어도 찾아갈 벗이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기별 없이 찾아가도
가슴을 가득 채우는 정겨움으로 맞이해주고
이런저런 사는 속내를 밤새워 나눌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한 인생이 아니겠는가.
부부간이라도 살다 보면 털어놓을 수 없는 일이 있고
피를 나눈 형제간이라도 말 못할 형편이 있는데
함께 하는 시간만으로도 속마음이 이미 통하면
무슨 말이 더 필요하랴.
마주함으로도 내 심정을 벌써 아는 벗이 있었으면 좋겠다.
좋을 때 성날 때 이런저런 친구가 많았어도
힘들고 어려우면 등 돌리고 몰라라 하는 세상인심인데
그래도 가슴 한 켠 간직한 말 툭 털어내 놓고 마주하며
세월이 모습을 변하게 할지라도 보고 싶은 얼굴이 되어
먼 길이지만 찾아갈 벗이라도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하지 않겠는가...
-옮겨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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