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이런 친구가 있습니까.
행색이 초라한 나에게
행여 마음을 다칠까 봐
조심스레 무음의 발소리로
말없이 웃음 지으며
팔짱 껴주는 이런 친구가 있는가?
고독과 외로움이 골수를 뒤흔들 때
언제 어느 곳이든 술 한 잔 기울이고
무언의 미소를 지으며
마음 엮을 이런 친구가 있는가?
돈·명예·사랑을 쥐고 행진곡을 부를 때
질투의 눈빛을 버린 채
질투의 눈빛을 가둔 채
무형의 꽃다발과 무언의
축가를 불러 줄 이런 친구가 있는가?
얼음보다 차갑고
눈보다 더 아름답게
붉은 혈의 행진곡이 고요함을 흐느낄 때
무음의 발소리
무형의 화한
무언의 통곡을 터뜨려 줄 이런 친구가 있는가?
복잡한 세상
얽히고설킨 이해관계가
자기중심적일 수밖에 없는
먹고살기 힘든 우리의 삶
하루가 다르게 변화무쌍한 우리네 인간관계에
이렇듯 묵묵히 지켜 주는 친구를 둔다는 것은
인생 최고의 행운입니다.
또한 이런 친구가
되어 줄 사람 누구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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